HIV 감염 바늘도 찔려본 의사 "PrEP은 가장 효과적 예방법,부정적 인식 자유로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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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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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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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감염은 평소 꾸준한 관리로 '예방' 가능하다.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요법이 있다. 현재 유일하게 적응증이 허가된 길리어드 '트루바다(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를 이용한 '노출 전 예방 요법(pre-exposure prophylaxis, 이하 PrEP)'이다.

PrEP은 HIV/AIDS 치료 영역에서 통용되는 'Undetectable=Untransmittable (U=U)'라는 개념과 동일하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전염력은 0%라는 뜻이다.

PrEP은 HIV에 감염되지 않은 고위험군이 파트너와 성생활을 하는 동안 매일 약을 복용하는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예방요법이다. 국내 모든 감염 질환 중 보험 급여가 인정된 유일한 예방요법 사례일 만큼 PrEP은 HIV 치료의 '혁신'으로 불린다.

하지만, 국내 보험 급여 조건이 까다로워 실효성 문제가 있다. 급여 처방을 받기 위해선 '감염인의 성관계 파트너인 고위험군 HIV-1 비감염자의 HIV 감염 위험 감소 목적'으로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7년 대한에이즈학회가 권고한 급여 권고 대상보다 그 폭이 매우 좁은 것이다.

즉, 병원을 찾아 의료진에게 HIV 감염인의 성관계 파트너라고 고지해야만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그런데 PrEP은 처방 전 약물 내성과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을 전문적인 의료진으로부터 진료와 상담을 받아야 할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그릇된 사회적 시선도 문제다. HIV/AIDS 감염에 대한 오해가 PrEP 처방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파티드럭'이라고 부르며 잘못된 인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의학·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감염병도 각별히 조심하면 전염을 막을 수 있고, 감염되더라도 빠른 치료를 통해 또 다른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트루바다를 통한 PrEP 요법은 감염병 예방 요법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이에 팜뉴스는 최근 HIV/AIDS 치료·예방 전문가인 김태형 순천향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PrEP 요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었다. 김 교수는 "PrEP이 실제로 오남용될 소지는 상당히 낮다"며 "PrEP만 잘 해도 지역사회 내에서 HIV 감염 질환을 종식시키는데 굉장히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교수는 HIV 감염 환자를 검사하다 바늘에 찔리기도 했다. 스스로 PrEP과 비슷한 HIV 노출 후 예방요법(Post-exposure prophylaxis for HIV, PEP 요법)을 통해 감염을 막았다. 그는 "국내 최초로 HIV에 감염된 감염내과 의사가 될뻔했다"며 웃었다.

▶국내 유일한 PrEP 요법 약제인 트루바다에 보험 급여가 적용된 지 4년이 됐습니다. PrEP 요법이 생소하기도 한데요, 보험 급여가 적용된 그 자체로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나요

"우리나라에서 PrEP 요법에 보험급여를 적용한 것은 상당히 획기적인 일이다. '예방요법'에 보험 급여를 인정한 사례는 PrEP이 유일무이하며, 그 이유는 대부분 치료 목적에 건강보험 재정이 사용돼 왔고 소아·노인 대상의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외에는 예방 목적에 급여 지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처방 현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도입 배경을 알아야 한다. 2017년까지 매년 국내 HIV 감염인이 늘었고 국가 차원에서 HIV에 불안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처럼 HIV 감염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대한에이즈학회에서는 HIV 노출 전 예방요법으로 PrEP 가이드라인을 제정했고 정부는 2018년 2월 트루바다를 PrEP 요법의 유일한 약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뒤이어 2019년 6월부터 보험 급여까지 인정했으며 당시 파격적인 조처였다.

다만, PrEP 급여 대상은 해외와 조금 다르게 시작했다. PrEP을 적극 시행한 북미·유럽 등 서구 선진국에서는 성소수자 단체 등 HIV 노출 위험이 높다고 생각되는 대상 전반에 처방해왔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서구권과 동일한 기준으로 PrEP 대상을 넓게 설정하지 않았다. 백신 접종이 아닌 약제를 예방 목적으로 꾸준히 복용한다는 부분이 낯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해 PrEP 급여가 적용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처방이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비교적 최근에는 PrEP 처방을 위해 내원하는 분들이 조금 늘고 있다. 대체로 HIV/AIDS 커뮤니티에 PrEP 요법과 HIV 예방 관련 정보가 늘었고, 커뮤니티 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경험을 공유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의료진도 인식이 바뀌었다. 초기에는 PrEP 급여 인정 기준이 까다로워 처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PrEP이 공공 보건을 위해서도 가장 효율적인 HIV 예방법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힌 듯하다.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면 질병이 생긴 후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교수님은 PrEP 요법을 원하는 분들을 적잖이 만나셨고 처방한 경험도 있으십니다. 그간 PrEP 처방을 위해 만난 분들은 어땠으며 처방과 복용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PrEP 처방을 위해 내원한 분들은 대체로 건강한 사람들이고 HIV 감염 위험을 감지하고 자신을 더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다. 그렇다 보니 본인이 병원을 찾아 HIV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검사를 어느 주기로 받아야 하는지 등 질문을 적극적으로 하는 분들이 많다.

아무래도 약제를 복용하면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PrEP 약제를 복용하는 순간부터는 건강한 분이어도 환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를 시작한다. 또한, 예방 목적으로 PrEP을 시행하더라도 도중에 HIV 감염 확률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PrEP 시행 도중 HIV에 감염되는 경우를 '급성기 HIV 감염'이라고 한다. PrEP은 임상연구를 통해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 약 90%의 예방 효능이 확인됐지만 불행하게도 급성기 HIV 감염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급성기 HIV 감염이 발생한 사례를 아직까지 경험해본 적은 없고,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만약 PrEP을 하다가 HIV 감염이 확인된 경우에는 빠르게 치료로 전환해야 한다. PrEP을 하는 분들에게 이상반응과 복용 도중 감염 발생 위험, 그에 따른 대처법 등을 잘 교육해야 하는 이유다."

▶HIV 고위험군이 병원에 내원했을 때 어떤 과정을 거쳐 처방받게 되나요

"우선적으로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PrEP 시행을 위해서는 HIV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HIV에 감염됐는데 PrEP을 하게 되면 오히려 내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 HIV 감염인이라면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인 3제 칵테일 요법(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 HAART)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PrEP은 ART 치료보다는 조금 가벼운 약제다.

보통 HIV 음성임을 확인하고 온 사람이어도 병원 내 HIV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재확인하기도 한다. HIV 검사는 병원 외에도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많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대학병원에서 검사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보건소에서 하는 무료 검사도 권장하고 있다.

PrEP 요법 처방 전에 필요한 신독성 평가와 B형, C형 간염 등 제반 검사들은 병원에서 시행한다. 내원 후 당사자의 HIV 감염 여부와 기타 검사를 진행하고 파트너의 감염 여부(급여 기준)나 처방 의사를 확인한다. 검사 결과는 바로 당일에 나오며 잠시 대기 후 바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다."

▶PrEP 요법은 HIV 감염 예방 효과가 90%입니다. 잘 지켜지는 PrEP이 감염 질환을 막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최근 HIV 감염인 치료에서도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치료 개념이 정설이 되면서 과거에 비해 HIV 감염에 대한 낙인이 많이 없어져 가고 있다. U=U는 ‘HIV 치료를 잘 받아 혈액검사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정도라면 HIV 전염력은 0%’라는 뜻이다. 감염인 본인이 치료를 꾸준히 잘 받는다면 파트너나 배우자에게 HIV를 전파시키지 않는다는 확신도 생기면서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보다 얻을 수 있다.

예방 차원의 PrEP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약제를 복용한다는 점이 언제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부터 좀더 해방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PrEP만 잘 해도 HIV 감염 질환을 지역사회 내에서 종식시키는데 굉장히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PrEP 보험 급여 적용에도 처방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방하는 의료진이나 처방받는 HIV 고위험군 모두에게 PrEP에 대한 인지도나 인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 양질의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인지도가 낮았을 것이다. PrEP에 대한 한정적인 보험급여 인정 기준도 한몫했을 것으로 본다. 급여 기준 설정 당시 당국에서는 PrEP의 오남용 소지를 우려했던 것인지 급여 기준을 HIV 감염인 파트너로 한정했다.

본래 PrEP 요법 취지대로라면 급여 기준이 HIV 감염인 파트너에게만 국한된 것은 맞지 않다. 특정 조건을 떠나 HIV 감염 위험이 높다면 모두 PrEP이 필요한 HIV 고위험군으로 고려할 수 있다. HIV 고위험군이 본인의 위험 정도를 스스로 파악해 복용하겠다고 하면 모든 대상에게 보편적으로 처방해야 한다.

현재 PrEP을 보험 급여로 처방받기 위해서는 HIV 고위험군이 내원해 의료진에게 HIV 감염인의 파트너라는 점을 구두로 고지해야 한다. 해당 사실을 고지한 대상에게는 처방에 필요한 검사를 시행한 후 급여로 처방하고 있다. 예방 목적 약제에 유래없이 급여를 적용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안타깝게도 보편적인 HIV 고위험군을 전부 관리할 수 없다는 부분이 제한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 당국은 급여 인정 타당성과 기준을 고려할 때 재정 등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PrEP을 원하는 누구나 비싼 약제를 복용할 수 있게 급여를 적용할 수 있냐는 논의를 거쳤을 것이고, 결국 PrEP 급여 인정 기준을 HIV 감염인 파트너로 한정했을 것이다.

명확히 해야 할 점이 있다. HIV 감염 위험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남성 성소수자를 HIV 감염 확산 원인이라거나 그들에게만 책임이 있다는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대한에이즈학회의 HIV 노출 전 예방요법 가이드라인도 보편 지침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HIV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PrEP을 시행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PrEP이 비싸다고 해도 급여가 적용되는 경우 국제적인 기준과 비교했을 때는 비용이 많이 절감된다. 대만은 국가 차원에서 보험 급여가 적용되진 않지만 PrEP 약제가 1개 처방될 때 2개를 추가 제공하는 식으로 약가 측면에서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PrEP 요법을 통해 어떻게 HIV 감염을 예방하고 있나요

"유럽 일부 국가나 대만, 일본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 의료체계가 강한 나라다. 감염병 예방도 국가 주도하에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가의료보험체계 외에 다른 재정을 통해 PrEP 요법과 HIV 예방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

반면, 미국 같은 경우 국가의료보험체계가 없고 사보험이 활용된다. 이에 미국에서는 PrEP을 각종 사회단체나 지방자치단체, 종교 단체 등에서 나온 기부나 기금 조성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온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나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의료보험체계가 잘 마련된 나라는 관련 재정을 통해 PrEP 처방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건강보험 재정에 크게 기대고 있는 실정이나 결국 해외 사례를 따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한국의료지원재단이 PrEP 약제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과거 재단에서 시행했던 유사 지원 사업이 불편한 점을 개선해 수혜자인 PrEP 요법 복용자가 스스로 신청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한국의료지원재단에 신청하면 약제비 절반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해당 사업도 결국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민간에서 나온 자본이다."

▶국내 PrEP 요법 처방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PrEP 요법은 보편 요법이다. 급여 기준을 확대해서 진짜 HIV 고위험군에게 급여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위험이 있다는 것을 오픈하는 자체가 개인 정보 노출이다. 본인의 성향이나 파트너 건강 정보를 과학적 진단·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증명할 수 없는 사항 안에 급여 기준을 가두어 개인의 사생활을 기록에 남기면서까지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HIV 감염 위험이 낮은 사람이 여러 위험 부담을 안고 PrEP을 복용하려는 가능성도 굉장히 낮기 때문에 오남용 우려도 없다. 결국, 우리나라가 신뢰 사회라면 스스로 위험을 고지한 국민에게는 필요한 급여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용적인 측면도 해소됐으면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PrEP 비용은 글로벌과 유사한 수준이다. 비급여로 처방받을 경우 30일 약제비가 약 40만원에 달하고, 급여로 처방받을 경우 12만원 수준이다. 일반 서민이 부담하기에는 여전히 고가다. 제약회사 등의 노력으로 약가가 조금 더 낮아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PrEP을 ‘파티 드럭(Party Drug)’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이같은 시선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rEP 요법이 HIV 고위험군에게 더 자유로운 성생활을 조장한다는 일부 비난이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 통계 분석을 통해 실상 PrEP이 복용자들의 무분별한 성생활을 조장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 성교육의 경우 윤리적인 접근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PrEP도 마찬가지다. 과학적으로 확실한 정보와 지식을 알려줘야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PrEP이 오남용될 소지는 상당히 낮다. 일반 대중이 명확한 이유 없이 단순한 불안 심리로 PrEP을 처방받기에는 약가가 상당히 비싼 편이다. 또한, 아무리 PrEP이 예방 약제라 해도 전문의약품이다. 신독성, 골다공증 등 이상반응이 발생할 위험도 있어 쉽게 접근해선 안 된다. 진짜 HIV 감염 위험이 없는 사람이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복용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이 있다. HIV 고위험군이 아닌데도 PrEP을 처방받고 싶어 내원한 경우도 아직까지 없었다.

PrEP의 특징은 선제적인 ‘자기주도형’ 치료 개념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치료는 의료진이 환자를 주도하는 의료행위지만 예방 목적인 PrEP은 의료진 주도와는 별개로 HIV 고위험군이 본인 필요와 판단에 따라 PrEP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자기주도적이다.

PrEP을 처방받으려고 내원하는 분들은 인식 수준이 상당히 높으며, 실제 이미 PrEP 공부를 많이 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PrEP을 처방받던 고위험군 중 감염인 파트너와 이별하는 등 더 이상 감염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면 복용을 자체적으로 중단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PrEP은 신규 HIV 감염 증가를 가장 잘 막은 공로가 큰 예방법이다. 특정 대륙과 국가만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지 않았다. 다양한 대륙과 국가에서 임상을 했고 그 결과 위험군에서 HIV를 효과적으로 예방한다는 데이터를 확인했다. 우리나라도 PrEP 요법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부터 하루빨리 자유로워져야 한다."

▶PrEP 요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셨는데 신독성, 골다공증 등 이상반응 등급이나 심각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PrEP 요법을 하는 분들 중 건강한 분들에게 신독성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트루바다는 PrEP 적응증 승인 이전에 원래 치료 목적으로 개발해 오랜 기간 사용해왔다. HIV 감염인이 평생 먹어야 하는 약제이기에 일반적인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이 장기 복용해도 이상반응에 큰 문제가 없다. 개발 의도대로라면 PrEP을 처방받는 사람이 일반적인 경우 신독성이 발생될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다. 예방 목적을 위해 장기적으로 복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관련 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다만, 기존에 기저질환 또는 만성 신질환을 앓고 있었거나 평소에 소염진통제를 많이 복용하던 사람이라면 기존 치료 약물에 PrEP까지 더하게 되므로 부담이 되거나 이상반응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모든 감염병은 편견과 차별, 혐오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HIV/AIDS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사회적 에이즈'라고도 합니다. 이같은 인식을 어떻게 보시나요

"과거 HIV를 나쁜 병이라거나 HIV 감염인을 못된 사람이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대체로 HIV에 걸리면 죽을 수밖에 없었고 치료에 마땅한 답이 없는 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HIV에 감염돼도 치료만 잘한다면 살 수 있는 병이 됐다. 바이러스 전파도 차단할 수 있다. 결국 HIV나 다른 감염병이나 어떤 사람이 감염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본다.

예컨대, 과거 나병이라고 부르던 한센병도 걸리면 마치 천벌을 받은 듯 무서워했다. 하지만 현재는 마이코박테리아(mycobacteria)에 의한 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적절히 치료하고 수술하면 괜찮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은 한센병 환자 자체가 거의 없어졌다. 결핵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결핵에 걸린 사람을 이상하게 보지도 비난하지도 않는다.

HIV 감염인들은 직장이나 일반 사회생활에서도 큰 차별을 겪기도 한다. 만약 HIV 감염인이 자신의 직장 동료라고 하더라도 그냥 B, C형 간염 보균자가 우리 직장에 있다는 수준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B, C형 간염 보균자와 같이 회식하고 술 마시고 국을 같이 먹는다고 해서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 만약 감염 사실을 몰랐다가 알게 된다면 감염인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는 점에 충분히 놀랄 순 있지만 이상하게 여길만한 일은 아니며, 일반적인 상황에서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일상생활로 전염되지 않으며 이미 과학적으로 치료가 잘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위험과 시련에 닥쳤어도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과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본인이 각별히 조심하면 HIV에 감염되지 않을 수 있고 또 감염됐더라도 빨리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면 또 다른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들이 증명됐다. 따라서 질병에 대한 인식도 이제는 과학적 발전 수준에 맞게 변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PrEP 요법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결국 HIV/AIDS 질병 자체가 종식되는 것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아마 코로나19 영향만 없었어도 올해가 우리나라에서 HIV가 본격 감소할 수 있는 원년이 됐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내 신규 감염 증가 추세가 많이 둔화되고 있었고 특히, 내국인 감염은 규모가 작아지고 있었다.

PrEP 요법 뿐만 아니라 HIV 치료 자체도 많이 발전해왔다. HIV 치료 면에서 가장 혁명적인 변화는 칵테일 요법이라고 부르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요법(ART)이다. 이미 ART 치료를 받는 감염인에게서는 바이러스 미검출 시 전염력 0이라는 U=U 개념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시점까지 왔다. 전 세계적으로 HIV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ART 치료를 받는 감염인은 U=U 개념으로 인해 전파력이 거의 없어지는 반면 여전히 고위험군인 사람들은 PrEP 요법으로 예방을 하면서 양쪽 측면에서의 HIV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종국에는 HIV/AIDS 질병 자체도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HIV라는 질환 자체가 과거 B형 간염과 같이 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B형 간염은 과거에는 환자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젊은 분에게는 찾아보기 어려운 질환이 됐다. HIV도 B형 간염과 같은 수순을 밟아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감염인과 HIV 고위험군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대부분 의료행위는 의료진이 주도해서 환자를 치료하고 의료진이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진행한다. 그러나 PrEP은 예방 요법으로써 전적으로 고위험군 본인의 자기주도형 의료행위다. 결국 본인 스스로 좀 더 안전하게, 건강하게 살기 위한 선택이다.

고위험군이 PrEP을 처방받기 위해 대학병원 감염내과에 내원한 경우 대체로 감염내과 팻말 아래에서 대기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서는 감염내과라는 팻말을 아예 떼어버렸다. 차별이나 불편감 없이 내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병원 차원에서도 여러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결국 의료진 앞에 찾아오는 건 개인의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다. PrEP은 개개인의 솔선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국가에서도 실질적인 고위험군에게 급여 보장을 늘려 준다면 더 많은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최근 환자 단체에서 받은 질문 중에 ‘어차피 U=U 개념대로라면 전염되지 않는데 왜 파트너가 PrEP을 해야 하냐’라는 내용이 있었다. 물론 커플 관계에서 감염인이 처방에 따라 적절히 ART 치료를 받고 있다면 파트너는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감염인 당사자 입장이다. 본인이 치료를 받고 있으니 상대방에게 안전하다는 점을 강요하고 파트너가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강제로 억압할 순 없다. 부부든, 단순 커플 관계이든 개개인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예를 들어, ART 치료를 받는 감염인은 바이러스 미검출이지만 일정 시점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시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 감염인이 다른 기저질환이나 암 질환 등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 일반적인 건강한 감염인보다는 바이러스 검출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트너에게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본인의 건강을 지킬 기회를 허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ART 치료를 받고 있는 감염인인데 파트너가 PrEP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외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치부하는 그릇된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마치 내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해서, 손을 씻는다고 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의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출처 : 팜뉴스(http://www.phar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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